최근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서울 강남권 빌딩들이 연달아 유찰(입찰에서 유효 응찰자를 못 찾아 유찰되는 것)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때 전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던 ‘강남 빌딩’이 출품되면 즉시 고가에 낙찰되던 장면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임대료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 강남 빌딩 = 황금알?… 경매장에서는 다르다?
(1) 한때는 ‘강남 빌딩=안정투자’ 공식
강남권 빌딩은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안정적 투자처’라는 이미지가 굳건했다. 도산대로, 테헤란로, 강남역 일대는 물론, 역삼·삼성·신사·청담동 등 상업·업무지구로 각광받는 지역은 시세 방어력이 뛰어나고 공실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 2010년대 중반부터 2020년 초반까지만 해도, “강남 빌딩을 경매로 싸게 낙찰받아 시세차익을 노린다”는 전략이 적중하면서, 경매장에서 강남 빌딩 물건은 “입찰자 폭주”가 흔한 그림이었다.
(2) 요즘 경매서도 ‘찬밥 신세’? 유찰 속출
그러나 최근 경매에 나온 강남권 빌딩들이 초반 입찰에서 낙찰자 없이 유찰되는 사례가 늘었다. 예를 들어 지상 6층짜리 역삼동 상업용 건물이 감정가 100억 원에 나왔음에도 한 명도 입찰하지 않아 한 차례 유찰된 사례가 보고됐다. 이후 가격을 80억 원 선으로 낮춰 2차 경매가 열렸지만, 여전히 응찰자가 없어 추가 유찰이 예상된다는 전언이다.
- 이유: 경기 침체, 금리 인상, 임대수익률 하락, 임차인 구하기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예전처럼 110% 이상을 찍던 시절과 달리, 70~80% 수준이 겨우 나온다는 것이 시장 분위기다.
2. 왜 강남 빌딩마저 ‘찬밥’이 됐나?
(1) 고금리 시대, 투자비용 부담↑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보통 대출 레버리지를 일정 부분 활용하는데, 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 부담이 커졌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연 3~4%대 이자면 빌딩 임대료 수익으로 이자 상환이 무난했으나, 지금은 7% 이상까지 치솟은 대출금리를 감당하기 어렵다.
- 공실 위험까지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이 이자 비용을 넘어야 하는데, 최근 임대료가 정체·하락세여서 계산이 안 맞는 것이다.
(2) 경기 침체로 임대수요 ‘급감’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오피스 수요가 증가했던 IT·스타트업 업계가 고금리·투자축소 등으로 흔들리면서, 신규 사무실 임차가 줄었다. 상가층도 소비 위축에 따라 공실이 장기화되는 곳이 많다. 강남이라도 공실이 없지 않으며, 임차인을 구해도 예전처럼 웃돈을 받거나 높은 임대료를 부르기가 쉽지 않다.
- 이로 인해 “강남 빌딩 = 무조건 임대료가 잘 나오고 공실이 없다”는 공식이 흔들리며, 투심이 약해졌다.
(3) 대출 규제·금융당국 압박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경색 등으로 인해 은행권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감정가 80~90%까지 대출해주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LTV(담보인정비율)를 크게 낮추거나 추가 담보를 요구한다. 대출이 어려워지니 **“현금부자”**만 거래할 수 있게 됐고, 그마저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니 관망한다.
3. 실제 사례: “공실 발생→월세 하향→수익률 악화”
(1) 테헤란로 A빌딩: 절반 층 공실
테헤란로 한복판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다”는 평가를 받았던 A빌딩은, 최근 임차사 일부가 타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건물 절반이 공실 상태로 방치됐다. 건물주가 월세 인하를 제시해도, 추가 공사를 요구하는 임차인 입장과 맞물려 협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공실이 길어지니 이 빌딩은 매매시장, 경매시장 모두에서 매력도가 떨어져, 결국 유찰까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2) 역삼동 B빌딩: 감정가 120억→첫 경매 유찰
B빌딩은 감정평가사가 시세를 고려해 120억 원을 책정했지만, 첫 경매에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감정가가 예전 시세를 반영해 높게 책정됐고, 현재는 금리 때문에 실제 투자자가 생각하는 가치가 90억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한다. 일단 유찰 후 가격이 낮아져야 응찰자가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4. 전문가들 “일시적 현상 vs. 구조적 침체” 견해 갈려
(1) 일시적 조정… 강남 빌딩 언제든 살아난다?
낙관론자들은 “강남은 결국 대한민국 상업·업무의 중심이므로, 경기가 회복되면 빌딩 가치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본다. 고금리가 어느 정도 꺾이면, 다시 ‘강남 사옥·오피스’ 수요가 살아날 것이며, 공실 문제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 과거 금융위기 때도 강남 빌딩 가격이 잠시 조정을 받았지만, 경기 반등 시 먼저 회복하고 오히려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2) 인구·산업 변화로 구조적 침체 우려
반면, 비관론자들은 “원격 근무, 지방 혁신도시 성장, 고령화 등으로 장기적으로 오피스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일부 구도심 빌딩은 중장기적으로도 회복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메타버스·AI 등 디지털 근무환경이 확산되면, 대규모 오피스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 건물주가 알아야 할 대응전략
(1) 공실 관리 최우선
빌딩 운영자는 임대인을 구하기 위해 임대료 현실화를 포함해 임차인 유치·유지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높은 월세를 고집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장기 임차인을 확보해 공실 리스크를 줄이는 편이 낫다. “공실은 곧 매달 이자·유지비 등 비용손실”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2) 리모델링·용도 변경 검토
오피스 공실이 길어지면, 층별로 일부를 공유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소규모 스튜디오 등으로 전환해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 단, 건축법·소방 안전 규정 등 제도적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3) 매각 시에도 현실적인 가격 설정
경매로 넘어가기 전에 적정가로 매각을 시도할 경우, 예전처럼 “강남이라서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보다 현시점 수익률과 금리, 공실 등을 고려해 합리적 호가를 제시해야 거래가 이뤄진다. 무리하게 시세보다 높게 내놓으면 결국 유찰로 이어지고, 더 낮은 가격으로 처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6. “경기 안 좋다 하더니 이럴 줄은” 왜 나온 말인가?
- 거래 절벽 속 매물 증가
- 경기가 나쁘면 부동산 매수를 꺼리는 데다, 기업이나 개인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빌딩을 매물로 내놓는다. 결국 매물은 늘고 수요는 줄어드는 양상이 되니, 경매시장에 나온 빌딩이 유찰되는 사례가 속출한다.
- 금리 탓에 수익성 매력↓
-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들이 예전에는 “2
3% 이자 부담 + 45% 임대수익”으로 이익을 남겼지만, 이제는 이자 7~8%를 감당해야 하므로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찬밥’ 취급되는 것.
-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들이 예전에는 “2
- 강남이라도 예외 아니다
- 강남이 워낙 선호도가 높긴 하지만, 금리와 경기 흐름이라는 대세를 거스를 순 없다는 얘기다. 특히 낡은 건물이나 임대가 잘 안 되는 입지는 더 크게 타격을 받는 중이다.
7. 하반기 전망: 회복 시점은 언제쯤?
전문가들은 강남 빌딩 시장이 하반기에도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적어도 금리 인하나 경기 반등 신호가 나타나야, 대출 부담이 완화되고 임대수요도 회복되면서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 2024년 말~2025년 초: 일부에서는 이 시점을 금리 인하 가능성 시기로 꼽으며, 그때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
- 하지만 경기 침체가 더 길어지면 “저점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와도 가격 간극이 커,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
결론: 강남 빌딩도 “찬밥”… 현실적 가치 평가 필요
“경기 안 좋다 하더니 이럴 줄은”이라며, 경매장에서조차 강남 빌딩이 유찰되고 “찬밥” 취급을 받는 현상은, 우리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과거엔 황금알을 낳던 강남권 상가·오피스 빌딩도 투자가 쉽지 않아진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끊임없이 사이클을 반복한다. 당장엔 거래가 부진하고 유찰이 늘어났지만, 장기적으로 강남권 가치는 여전하다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다만, 지금과 같은 고금리 시대엔 현실적인 가치 평가와 보수적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 중론이다.
어쩌면 이 기회에 매력적인 매물이 유찰되며 가격이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도 있다. 반대로 “강남 빌딩”이라는 이미지에만 집착해 비싸게 사들이면, 공실 관리와 금리 부담에 허덕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경매나 매매 모두 시장 흐름에 맞춰 신중하게 판단하고, 임대·금융 리스크를 세심하게 따지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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